미래 농어업을 선도하는 창의적 인재 육성 대학
내가 농업을 선택했다. 때문에 농업에 내 혼을 바치리라!
서울특별시 송파구 방이동 특용작물학과 12회 졸업 조○○
온실 안에 허브향기가 가득하다. 비가 쏟아지던 오후였지만 온실 만큼은 평온했다. 그냥 지나치면 알아보지 못했을 온실은 서울의 아파트 단지 한쪽에 자리잡고 있었다. 녹색 간판의‘허브다섯메’. 허브다섯메는 5.3ha(1만6000여평)의 국내 최대의 식물·분화 생산시설을 보유한 농장이다. 150여종 이상의 식물·분화를 키우고 있는 허브다섯메는 허브분화, 식용꽃, 식용허브, 다육식물등을 주품목으로 내세우고 있다. 온실에서는 잘 알려진 딜, 라벤더, 로즈마리, 바실 등이 각기 다른 향을 내뿜고 있었다. 말끔한 차림의 조○○(29) 씨는 조근조근한 말투로“비와 허브, 잘 어울리지 않아요”라며 운을 뗐다.
과는 달라도 학교에서 배우는 농업 마인드는 같아
조○○ 씨는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한국농수산대학에 입학했다. 아버지가 하고 계시던 허브농장을 함께 운영하기 위해서였다. 그냥 해도 될터이지만, 전문성을 갖춘 농업인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한국농수산대학을 선택한 조재원 씨. 조 씨는“오래전부터 아버지께서 허브농장을 하고 계셔서 자연스럽게 허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며“젊은 농업인이 없다는 점, 그래서 더 장점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 농업에 발을 들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 씨는 화훼학과가 아닌 특용작물학과를 졸업했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호기심도 컸던 만큼 특용작물학과에 진학했지만 허브 사랑은 여전했다. 그래도 조 씨는“괜찮다”며 웃는다. 조 씨는“특용작물이든 화훼든 농업에 임하는 마음만은 같다”며“전문적인 내용이 다를지는 몰라도‘어떻게 농사를 지어야 하는지’, 그 생각은 어떤 작물을 키우든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학과에 상관없이 한국농수산대학을 선택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제는 마케팅에서 승부
조○○ 씨의 식용꽃·식용허브는 호텔을 비롯해 각종 고급 음식점에 납품되고 떡집 등에서도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물론, 가락시장에서 상장예외품목으로도 거래되고 있다. 최근에는 식용꽃이나 식용허브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덩달아 매출도 함께 오르고 있다. 연매출은 약 15억원. 조 씨는“웰빙을 선호하는 소비층이 두터워져 식용꽃이나 식용허브의 활용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식용꽃에는 35%의 단백질과 함께 22종의 필수아미노산과 12종의 비타민, 16종의 미네랄이 함유돼 있는데 금잔화를 예로 들면 100g당 칼륨이 140mg, 카로틴이 1900mg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강조했다. 식용꽃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금어초, 금잔화, 데이지, 베고니아, 비올라, 장미, 팬지 등이 있다. 조재원 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육식물에도 눈을 돌렸다.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다육식물을‘내 파트’로 끌어안았다. 새로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우여곡절도 많아 아직까지는 다육식물에서 내세울 게 없다는 조 씨. 그러나 그는 젊은 농업인답게 인터넷을 활용한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있다. 홈페이지도 새롭게 개편하고 SNS등을 통해서도 마케팅을 펼쳐간다는 계획이다. 조 씨는“이제 마케팅이 경쟁력”이라며“좋은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상품을 어떻게 파느냐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마케팅의 다양화를 통해 판로를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돈 버는 농업인이 될 거야!
조○○ 씨의 꿈은‘돈 버는 농업인’이다. 내가 먹고 살기 위한 나의 직업으로서 농업의 가치를 인정한다는 얘기다. 식물이 좋아서 선택하긴 했지만 돈을 못번다는 그것은 농업이 아닌 취미에 불과하단다. 직업으로서의 농업, 그래서 만족스러운 농업인이 되길 매일 꿈꾸고 있다. 조 씨는“농업을 한다고 하면‘다들 어쩔 수 없이 농업을 하게 됐다’며 좋지않은 시선으로 보는데 이런 관점을 완전히 바꿔보고 싶다”며“농업도 일종의 직업인데 당연히 돈을 많이 벌겠다는 욕심이 왜 없겠냐”고 오히려 되물었다. 조○○ 씨가 보는 농업은 분명 비전이 있다. 틈새도 있다. 그것을 비집고 들어가는 게 앞으로 농업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란 게 조 씨의 설명이다. 조 씨는“농업으로 흔히 말하는 대박이 날 수 있도록 유통도 강화하고 마케팅도 잘 해 나갈 것”이라며“식용꽃, 식용허브, 다육식물 등 우리 온실에 있는 모든 상품이 전국에서 인정받도록 내 혼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